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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獸)페셜리스트] “잘 놀던 개가 갑자기 공격성을 보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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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조회 2116 작성일 2017-04-26
 

※ 편집자주: 이가 아프면 치과, 눈이 아프면 안과, 배가 아프면 내과에 갑니다. 각 증상에 대해 잘 아는 스페셜리스트들을 찾아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일입니다. 그런데 반려동물은 어떤가요? 반려동물의 상태에 따라 다른 병원을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해 본적이 있나요? 우리나라 제도에서는 특별히 구분하고 있지는 않지만 반려동물 관련, 한 분야를 오래 연구하고 치료해온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동아사이언스는 서울특별시수의사회의 도움을 받아 특정 분야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전문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김선아 해마루 케어센터 센터장 인터뷰]

 



한 번은 사람에게 너무 공격성을 보인다며 찾아온 보호자가 있었어요. 훈련소도 보내고, 교육도 하면서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해요. 이제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저한테 온거예요. 그리고 저는 그 개를 진료하면서 그랬어요. 고관절에 문제가 있으니 일단 x-ray 부터 찍고 오시라고요.

 

 

GIB 제공
GIB 제공

 

동물이 특정하는데는 항상 이유가 있다. 다만 사람의 사고 과정에서 이해하기 힘들 뿐이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이상 행동을 보이는 반려동물을 보며 가슴을 치고 답답해할 수 밖에 없다. 동물이 문제 행동을 보일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김선아 해마루 케어센터 센터장을 찾았다. 김 센터장은 동물 행동의학에 관해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스페셜리스트다. 2008년 서울대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행동학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행동의학에 대해 공부하며 이와 관련해 호주나 미국 등 해외의 각종 인턴십과 연수과정을 거쳤다.

 

김선아 해마루 케어센터 센터장
김선아 해마루 케어센터 센터장

Q1. “잘 놀던 개가 갑자기 공격성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훈련소에 보내봤는데도 소용이 없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개들이 갑자기 공격성을 보일 경우는 행동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아요. 고관절이 아프다거나, 부상이 생겨서 아픈 걸 감추기 위해 행동이 바뀌는 거지요. 사람도 그렇잖아요. 어디가 아픈데 자꾸 건드리면 화가 나고 짜증이 나고…. 동물도 똑같답니다.

 

키우던 개가 갑자기 안하던 행동을 할 때 주인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함께 생활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면 그냥 냅둘 것이고, 아니라면 해결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 상당수는 인터넷을 통해 해결하려고 한다. 조금 관심이 있거나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다면 개 훈련사에게 맡겨 행동을 교정하려고 한다. 일부 보호자는 동물병원의 수의사에게 물어보기도 하지만 명확한 답을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듣기만 해도 무서운 질병을 거론하며 겁을 준다고 느낄 수도 있다.

 

김 센터장은 동물이 이상 행동을 보일 때는 전문가의 소견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는 사례를 하나 들려줬다.

 

“주인이 개를 두고 몇일 여행을 다녀왔대요. 그런데 주인을 반기지도 않고 자기 집에 들어가서 안나오는 거죠. 주인은 그냥 오랫동안 혼자 둬서 삐졌다고 생각했대요. 2~3일이 지나도 계속 그래서 사람 같다고 생각하고 별 생각 안했대요. 그런데 말이에요, 개들은 그렇게 오래 삐지지 않아요. 그렇게 행동 안합니다.”

 

그리고 며칠 뒤, 개는 갑자기 숨을 거뒀다. 병명은 급성 뇌수막염. 주인을 안 반긴 것이 아니라 몸이 안좋았던 것. 하지만 과연 이런 상황에서 개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주인은 몇이나 될까. 또 이상 행동을 깨달아도 어디에 물어봐야 할까. 김 센터장이 미국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동물 행동학의 중요성을 알고, 스스로가 공부해 우리나라 반려동물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Q2. “동물 행동 장애는 언제부터 생긴 건가요?”

 

A. 지능이 있는 동물이라면 어떤 동물이나 행동장애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실제 병인지, 아니면 개체가 가지고 있는 단순 습관인지 알기가 어렵지요. 최근 정신 질환에 대해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다양한 질환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동물 이야기에서 잠시 벗어나 사람의 이야기를 해보자. 1950~1970년 대에는 외상후스트레스 증후군(PTSD)을 치료가 필요한 정신과 질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초등학생 연령대 어린이의 3~5%가 앍고 있다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역시 과거에는 그저 ‘좀 산만한’ 어린이라고 취급했다. 즉 정신과 질환의 상당수는 최근에 와서야 질병으로 분류되고 치료가 필요로 하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동물도 정신 질환을 앓을 수 있음은 여러 사례를 알려지고 있다. 널리 알려진 것은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강박증이다. 집에 있는 개들이 계속 꼬리를 물어뜯는다거나, 앞다리를 계속 핥아 피부병이 생길 수도 있다. 동물원의 동물들이 우리를 이유없이 계속 왔다 갔다 하거나, 머리를 쉴새없이 흔드는 행동도 강박증의 일종이다.

 

“지능이 있는 동물이라면 어떤 동물이나 정신 질환이 생길 수 있어요. 게다가 반려동물처럼 품종 개량을 위해 근친 교배를 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으로 문제 행동을 타고 날 수도 있지요.”

 

특정 품종이 유전병을 타고 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골든 리트리버의 백내장이나 시베리안 허스키의 결막염, 닥스훈트나 웰시 코기의 허리디스크 같은 병이다. 김 센터장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문제 행동 역시 유전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저먼 셰퍼드의 꼬리잡기(꼬리를 따라 뱅글뱅글 도는 행위), 도베르만의 앞다리를 핥는 강박증 등이다.

 

유전적인 문제인지, 질병인지, 아니면 단순히 교육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인지 판단하는 것이 행동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핵심인 셈이다. 당연하게도 진단 상황에 따라 치료법은 달라진다. 교육이 부족하다면 전문 훈련사나 주인이 교육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다른 경우는 의사의 소견이 필요해진다.

 

“처음에 인지하는 과정이 어려워요. 아직 우리나라는 동물의 문제 행동이 정신 질환일 수 있다는 인식이 부족해요. 그나마 분리불안은 좀 많이 알려져서 인지 고민 상담이 많이 들어와요.”

 

최근에는 개의 치매에 대한 문의가 늘어났다. 개도 치매가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터다. 결국 아는 만큼 보인다고, 동물의 행동 문제가 단순히 교육의 부재가 아니라 병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데서부터 문제 행동 해결의 실마리가 잡힌다.

 

 

Q3. “개에게 무엇부터 가르쳐야 하나요?”

 

A. 집에서 기르는 반려견이라면 부르면 오는 콜 훈련, 집이 안전한 곳이라는 것, 그리고 칭찬은 간식만큼이나 좋은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은 문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문제 행동이 아닐 수도 있어요. 어떤 분들은 리트리버가 물만 보면 뛰어들어서 고민이라고 이야기해요. 그런데 그건 그들의 본능이거든요. 문제 행동이 아니죠.”

 

동물의 특징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도 문제 행동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실제 문제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는 것. 집안에 두면 온갖 물건을 물어뜯고 망가뜨린다며 ‘악마견’이라는 별명이 붙은 비글의 행동이 과연 문제 행동일까. 김 센터장은 “그 품종은 그렇게 행동하라고 만든 품종”이라는 답을 들려준다. 하긴 사냥개로 품종개량 된 개에게 집안에서 얌전히 있으라고 요구하는 게 말도 안되는 일이다. 애초에 개를 선택할 때 운동량이 적어도 되는 개를 선택했어야 한다.

 

“동물 행동을 개선할 때 저는 교육과 훈련을 구분해서 이야기해요. 교육은 생활 속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익혀야 하는 행동이고 훈련은 극한 상황에서 필요한 능력이에요.”

 

김 센터장이 정의하는 교육과 훈련은 세간에서 이야기하는 것과는 다르다. 부르면 주인에게 오는 것, 기다리는 것, 배변 활동처럼 함께 생활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생활 습관을 들이는 것은 ‘교육’이라고 부른다. 반면 마약탐지견이나 장애도우미견, 경찰견처럼 특수한 능력을 기르는 것을 훈련이라고 칭하고 있다.

 

“키우는 사람들에게 반려동물은 ‘가족’이에요. 훈육자의 입장에서 가족을 ‘교육’시킬 때와 ‘훈련’시킬 때는 당연히 마음가짐과 행동은 당연히 달라질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일반적인 가족 구성원이 ‘훈련’을 받으며 특수 능력을 기를 필요는 없지요.”

 

그렇다면 반려견에게 가장 먼저 ‘교육’해야할 것은 무엇일까. 기자는 주인이 기다리라고 할 때 기다릴 줄 아는, ‘앉아’를 가장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 센터장의 답변은 의외였다.

 

“이름을 부르면 오는 행동이죠. 편안하고 안전한 장소가 어딘지 알려주는 것도요. 그게 되야 그 다음에 기다려/앉아를 해야 하죠. 저희 집 개는 ‘손’도 못하는 걸요. 하지만 손을 못 해도 함께 살아가는데 아무 문제가 없지요.”

 

김 센터장은 올 여름 미국으로 떠난다. 미국에서 행동학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다. 김 센터장이 자격증을 취득하고 돌아오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동물 행동학 전문 수의사가 생기는 셈이다. 김 센터장이 돌아오면 그 노력 덕분에 더 많은 동물들이 도움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센터장의 앞날에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


http://www.dongascience.com/news.php?idx=17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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